자동매매를 검색하면 비슷한 글이 많이 보입니다. "자동매매로 수익화할 수 있을까,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로 시작해서, 대부분 시작 단계에서 끝납니다. 이 블로그는 반대 방향에서 출발합니다. 이미 실계좌로 돌아가고 있는 자동매매 시스템이 있고, 그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기록합니다. 첫 글에서는 무엇을 운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록을 어떤 기준으로 남길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지금 실계좌에서 돌아가는 여섯 개
현재 실계좌로 운용 중인 자동매매 시스템은 여섯 개입니다. 8월 하순에 첫 시스템을 실계좌로 전환했고, 나머지는 검증이 끝나는 순서대로 9월 중순까지 하나씩 투입했습니다. 성격은 서로 다릅니다.
- 현물 추세 보존형: 하루 한 번 판단하고, 급락 구간에서는 현금으로 물러나는 구조
- 주식 평균회귀형, 주식 당일 매매형: 주식 계좌에서 도는 두 가지
- 현물 저변동성형, 현물 모멘텀형: 코인 현물에서 도는 두 가지
- 선물 추세 돌파형: 유일한 선물 시스템
여섯 개 모두 사람이 매번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정해진 시각에 판단하고 주문합니다. 다만 "완전히 손을 뗀다"는 뜻은 아닙니다. 매일 결과 보고를 받고, 이상이 생기면 멈추는 장치가 따로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후 글에서 하나씩 다룹니다.

여섯 시스템은 전략은 서로 다르지만 뼈대는 같습니다. 가격을 모으고 틀린 데이터를 걸러내는 데이터, 언제 사고팔지 판단하는 전략, 그 판단을 과거에 돌려 보는 백테스트, 실제로 주문을 넣고 장부에 적는 주문, 이상하면 멈추는 안전장치, 매일 결과를 확인하는 리포트입니다. 이 블로그는 전략 한 칸보다 나머지 다섯 칸에 더 많은 분량을 씁니다. 실계좌에서 돈을 지키는 일은 대부분 그 다섯 칸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좋은 숫자는 의심하고, 나쁜 숫자는 같이 적습니다
좋은 숫자일수록 의심합니다
여섯 개 중에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눈에 띄게 높은 수익을 낸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숫자를 성과로 내세우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간이 짧습니다. 몇 주는 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도 채워지는 시간입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기록을 시작하고 며칠 사이에 수익률이 크게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좋은 숫자는 그만큼 반대로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짧은 기간의 수익률을 1년으로 늘려 계산하면 비현실적인 숫자가 나옵니다. 자동매매 광고에서 흔히 보이는 "연 수백 %"가 대부분 이런 계산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연환산 수익률을 쓰지 않습니다.
손실 중인 것도 같이 적습니다
여섯 개 중 하나는 현재 손실 구간에 있습니다. 이 사실을 빼고 잘된 것만 보여주면 그건 기록이 아니라 광고가 됩니다. 기록을 남기는 목적은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나쁜 결과가 더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래서 수익이 난 주와 손실이 난 주를 같은 형식, 같은 기준으로 남깁니다.

실계좌에 넣기 전에 가장 먼저 본 숫자도 수익률이 아니라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한 시스템을 예로 들면, 같은 기간과 같은 비용 가정으로 백테스트했을 때 대표 코인을 그냥 보유하는 방식은 최대 낙폭이 70%대였고, 이 시스템은 20%대였습니다. 대신 전체 기간의 약 60%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현금으로 쉬었습니다. "계속 사고파는 것이 자동매매"라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입니다. 물론 이것은 백테스트 결과이고 앞으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 입금 한 번에 멈출 뻔한 시스템
기록의 기준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일이 운용 중에 있었습니다. 한 시스템에서 일부 자금을 인출하고 소액을 추가로 입금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은 "어제 자산"과 "오늘 자산"을 비교해서 하루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스스로 멈추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인출로 자산이 줄어든 것을 그대로 두면, 시스템은 이를 하루 만에 절반 가까이 잃은 것으로 판단해 비상 정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출과 입금이 있을 때마다 두 가지를 함께 고칩니다. 수익률 계산의 기준이 되는 원금, 그리고 안전장치가 비교하는 전일 자산입니다. 반대로 입금을 반영하지 않으면 입금한 돈이 수익처럼 보입니다. 이 블로그의 수익률이 입출금과 무관하게 실제 운용 결과만 보여주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같은 이유로, 가상 계좌로 돌리던 기간은 기록에서 빼고 실계좌 전환일부터 0%로 다시 세었습니다. (근거: 시스템 A 운영 이력의 입출금 후 원금 재설정 기록)
매일 확인하는 것: 장부와 실제 잔고
수익률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스템이 기록한 장부와 거래소·증권사의 실제 잔고가 일치하는지입니다. 주문이 일부만 체결되거나, 수수료만큼 수량이 줄거나, 아주 작은 자투리 잔고가 남으면 장부와 실제가 조금씩 어긋납니다. 이 차이를 방치하면 시스템은 없는 코인을 팔려고 하거나, 있는 코인을 없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실제로 코인 현물 시스템 하나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매수할 때 수수료가 코인 수량에서 빠지는 바람에, 지갑의 실제 수량이 장부보다 아주 조금 적었습니다. 장부만 믿고 전량 매도 주문을 넣자 거래소가 "잔고가 부족하다"며 주문을 거절했습니다. 이후에는 매도 직전에 실제 잔고를 다시 조회해 주문 수량을 맞추도록 고쳤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섯 개 모두 장부와 잔고 대조가 매일 돌아가고, 어긋나면 보고서에 경고가 뜨도록 했습니다.
정리: 이 블로그의 기록 원칙
- 실계좌로 돌아가는 것만 기록합니다. 도전기나 계획은 기록으로 치지 않습니다.
- 잘된 것과 손실 중인 것을 같은 기준으로 남깁니다. 연환산 수익률은 쓰지 않습니다.
- 전략의 세부 설정, 종목,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대신 누구나 직접 만들 수 있는 구조와 판단 기준을 공유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동매매를 이루는 여섯 칸, 즉 데이터, 전략, 백테스트, 주문, 안전장치, 리포트를 한 번에 훑어봅니다. 강의나 광고에서 주로 파는 "전략"이 그중 얼마나 작은 부분인지도 함께 봅니다. 같은 내용을 카드로 정리한 요약은 인스타그램 @wealthgrid.lab 에 올립니다.
※ 특정 종목·수익을 권유하지 않는 개인 시스템 개발 기록입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